안녕하세요, 우연히 민실장입니다.
우리가 무대나 카메라 앞에서 마주하는 ‘연기’라는 행위는 무엇일까요? 저는 오랜 시간 이 질문에 대해 고민했고, 그 답은 아주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연기란 무엇인가? 바로 ‘진짜’입니다.
가짜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행하는 것,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믿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배우의 연기는 육체와 정신이 일치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도 진심으로 해야 합니다.
느낌의 함정: ‘왜’라는 실체를 잡아야 한다
진심으로 연기한다는 것은 단순히 **’느낌만으로 연기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감정적인 ‘느낌’은 연기의 출발점일 수는 있지만,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느낌만으로는 연기의 ‘실체(Substance)’를 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슬픈 연기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느낌만으로 연기하면 관객은 배우가 슬프다는 것 자체는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슬픈지’**는 알지 못하고, 배우 자신도 명확한 동기 없이 감정만 표출하게 됩니다.
연기는 감정을 보여주는 행위가 아니라, **’어떤 사건으로 인해 그 감정이 발생하는 과정과 행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배우는 반드시 **’왜(Why)’**라는 실체를 잡고, 그것을 믿고 행해야 합니다. 슬픔의 근원, 고통의 원인, 그 상황의 맥락을 진짜라고 믿어야 비로소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육체와 정신이 일치하는 순간: 진심의 필수 조건
진심으로 한다는 것은 진짜를 봐야 하고 그걸 믿어야만 합니다. 배우가 아무리 비현실적인 상황을 연기할지라도, 그 상황의 실체를 붙잡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일치된 행위를 할 때 연기는 완성됩니다.
이것은 **어벤저스의 아이언맨(토니 스타크)**의 연기를 보면 명확해집니다. 우주를 돌아다니고 지구로 돌아와 쓰러질 때까지의 연기를 보게 될 때, 배우는 단순히 ‘힘든 느낌’을 내는 것이 아니라, ‘쓰러져야 하는 진짜 이유’와 ‘사명을 완수해야 하는 의지’라는 실체를 믿고 행하는 것입니다.
아동극도 ‘진짜’가 필요한 이유
아동극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동극이야말로 아이들에게 **’진짜 현실’**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교육 매체입니다. 배우가 무대 위 상황을 진짜라고 믿고, 그 진심으로 아이들과 소통할 때, 아동극은 단순한 놀이가 아닌 진짜의 현실, 진짜의 감정을 가르쳐주는 예술로 승화됩니다.
우리는 이 ‘진짜’의 순간과 ‘왜’라는 실체를 찾고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해야 합니다. 기술과 형식 이전에, 나 자신의 진심과 육체, 정신이 하나의 지점을 향하도록 노력해야만 배우로서 관객에게 닿을 수 있는 ‘진짜 연기’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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